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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살 노동자의 죽음, 산재 인정받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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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2회 작성일26-04-15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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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16일, 일터에 나간 열아홉 살 아들이 숨진 채 돌아왔다. 모든 게 의문투성이였지만 회사는 어떤 답도, 사과도 하지 않았다. 이대로는 아들의 장례를 치를 수 없었다. 상복을 입은 엄마는 아들이 일했던 공장 앞에 서서 ‘우리 아들이 왜 죽어야 했는지’ 물었다.

그 대답을 듣기까지 1년9개월이 걸렸다. 3월31일 광주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제지업체 전주페이퍼 전주공장에서 일한 박정현씨(당시 19세)가 “업무상 과로와 유해한 작업환경으로 사망”했다고 판단하고, 박씨의 죽음을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박정현씨는 전남 순천의 한 특성화고에 재학 중이던 2023년 11월 전주페이퍼 전주공장에서 현장실습을 시작하고, 한 달 뒤 정규직으로 입사했다. 전주페이퍼는 골판지 원지, 신문용지, 출판용지 등 각종 산업용지를 만드는 공장이다. 박씨는 종이를 만드는 원료가 생산공정으로 넘어가기 전, 원료에 약품을 섞는 업무를 맡았다. 운전실에서 기계로 원료 배합을 조정하고 제대로 작동하는지 육안으로 확인하는 일이었다. 박정현씨는 입사 후 전 공정을 돌며 업무를 배운 다음, 2024년 5월26일 해당 라인에 배치됐다. 그리고 20일 뒤 혼자 배관설비를 살피던 중 쓰러져 사망했다.

당시 전주페이퍼 측은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박정현씨의 업무가 “기계를 정상 가동하기 전 원료의 준비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단순 업무” “30년 이상 안전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던 파트”라고 주장했다. 유족 측은 동료 직원들의 제보를 토대로 황화수소 등 유독가스로 인한 급성중독과 질식을 의심했다. 공장 기계는 2024년 6월10일부터 사고 전날까지 6일간 멈춰 있었다. 유족 측은 기계가 멈춘 동안 기계에 남은 원료가 부패해 유독가스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회사가 응답하지 않자 유족은 2024년 6월20일부터 기자회견, 피켓 시위를 벌이며 문제를 알렸다. 아들의 장례를 치르지 못한 지 18일째 되던 2024년 7월4일, 박씨의 어머니는 단식에 돌입했다. 3일 후 회사 자체 조사에서 황화수소가 검출되자 유족과 회사 측은 책임 있는 사과와 진상규명, 재발 방지책 마련 등에 합의했다. 유족을 대리하는 박영민 노무사는 당시 상황에 대해 “어머니가 단식을 하고 계시고, 정현이 장례를 계속 못 치르는 상황이었다. 회사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받으면 일단 합의를 하고, 처벌 등은 노동청과 경찰을 믿고 맡기자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개인적 질병 때문이라는 결론

결과는 유족의 기대와 달랐다. 2024년 10월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전주지청(노동청)은 전주페이퍼가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2024년 12월 경찰은 박정현씨 사건을 ‘단순 사망’으로 보고 입건 전 조사 종결(내사 종결) 처리했다. 전주페이퍼 측에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는 의미다. 박씨 어머니의 친구인 김현주씨는 “노동청도 경찰도 회사도 정현이의 죽음이 개인적 질병 때문인 것처럼 이야기했다. 건강하던 19살 아이가 일하다 쓰러져 1시간 동안 방치된 채 숨졌다. 이게 산재가 아니라면 가족들이 어떻게 정현이를 보낼 수 있겠냐”라고 물었다.

〈시사IN〉은 전북 전주덕진경찰서의 ‘입건 전 조사 결과보고서’를 입수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부검 결과와 노동청의 황화수소 측정 결과를 ‘단순 사망’ 결론의 주요 근거로 들었다. 국과수는 박정현씨의 사인으로 ‘심장비대증으로 인한 심근경색’을 꼽았다. 박씨의 혈액에서 황화수소와 관련된 황이온은 검출되지 않았다. 노동청은 박정현씨가 사망한 당일인 2024년 6월16일이 아닌 6월17·18·23일에 박정현씨가 발견된 장소와 주변 배관 등에서 발생한 유해가스를 측정했고, 황화수소는 검출되지 않았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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